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 등록일
- 2016.09.06
- 작성자
- 관리자
분류 | 일상법회, 특수의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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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 |
지정현황 | - |
불복장(佛腹藏)은 불상ㆍ불화 등을 조성하여 모시기 전에 불상 내부나 불화 틀 안에 여러 물목을 봉안함으로써 예배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의식이다. 사람의 뱃속에 오장육부가 있어 생명을 유지하듯 불상에도 이에 해당하는 것을 납입함으로써 신성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상을 모시려면 의식은 물론, 납입하는 금속류ㆍ곡식류ㆍ약재류ㆍ지류 및 목판인쇄물 등 수백 종의 다양한 물목에 대한 지식과 섬세한 제작기술이 필요하다. 불복장의 마지막은 점안(點眼)으로 생명력을 불어넣고, 약식으로 행할 때는 불복장 없이 점안만으로 불상봉안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한국의 독자적ㆍ체계적 법식으로 정립되어 있는 불복장 및 점안 의식은 고려시대부터 1천여 년의 전승역사 속에서 불교적 가치를 구현해온 대표적인 전통 무형유산이다. ‘배[腹] 안에 저장한다[藏]’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불복장이라는 용어는 부처님의 모습을 조성한 불상에 무언가를 봉안하면서부터 생겨났다. 따라서 초기에는 불상에도 탑에 봉안하는 물목처럼 사리와 경전이 주를 이루다가, 점차 사람의 장기(臟器)에 해당하는 상징물을 넣어 생명력을 불어넣는 뜻을 지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비단 등으로 오장육부의 형상을 만들고, 간장ㆍ심장ㆍ비장ㆍ폐장ㆍ신장 등의 각 장기 안에 생명력을 상징하는 사리ㆍ옥ㆍ향 등의 물목을 넣는 것이다. 대흥사 대웅보전에 봉안된 목제소조(木製塑造) 삼불좌상은 석가모니불ㆍ약사불ㆍ아미타불로, 2013년 4월에 개금불사를 하던 중 일련의 복장물이 발견되었다. 이때 아미타불 복장에서 1612년(광해군 5)에 조성되었다는 소성복장기(塑成腹藏記)가 나와서 그간 알지 못했던 불상의 조성연대가 밝혀졌다. 불상의 연대가 분명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큰 복장물의 내용이 밝혀짐에 따라 2015년 3월 ‘해남 대흥사 석가여래삼불좌상(釋迦如來三佛坐像)’이 보물 제1863호로 지정되었다. 이에 2015년 7월 28일부터 3일간에 걸쳐 대흥사 대웅보전의 삼존불상에 대한 불복장 및 점안의식이 특수 의례로 봉행되었다. 이에 그간 영산문화재연구소 박진명 대표가 맡아 개금을 마치고, 새로운 물목을 마련해 2015년 7월 28일 다시 성물을 봉안하는 복장의식을 행하게 되었다. 아울러 도량에 결계개단(結界開壇)을 하고 법당에 설단(設壇)한 뒤 의식절차에 따라 복장의식을 치러야 하지만, 복장물 납입에 중점을 두고 약식으로 행하였다. 이번 복장의식은 개금을 마친 삼불 외에 산내암자인 남암(南庵)에 모실 석가모니불, 상원암(上院庵)에 모실 석가모니불ㆍ비로자나불ㆍ미륵불 등 4기의 불상도 새로 조성하여 함께 치렀다. 복장 아사리는 주요 전승자인 해인사 홍제암의 경암(鏡岩) 스님이 맡았다. 경암 스님은 해인사 필사본 <조상경(造像經)>을 저본으로 하여, 약식으로나마 성상소화복장의(聖像塑畵服裝儀)에 따라 복장의식을 행하였다. 따라서 대웅보전에 마련된 납입물목 또한 경암스님이 저본에 맞추어 준비해놓은 것이었다. 대흥사 불복장의식에서는 경암 스님이 아사리를 맡아 지휘하는 가운데 간략하게 진행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조상경>에 따라 여법하게 치르는 불복장의식의 절차를 살펴보며 대락 다음과 같다. 불복장으로 불의 내면을 채웠으므로 이제 외부를 살피는 눈에 점을 찍는 점안으로 불상이 불존으로 탄생한다. 점안은 불상ㆍ불화ㆍ탑ㆍ가사(袈裟) 등 삼보와 관련된 대상물을 조성한 뒤 생명을 불어넣어 신앙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의식이다. 불상을 모실 때 ①불상 조성 또는 개금 ②복장 ③점안으로써 성상(聖像)이 완성되므로 마지막 핵심의식이라 할 수 있다. 점안의식은 <조상경>과 <석문의범>, <통일법요집>의 한글 번역문을 활용하며 진행하였다.
법주는 서울 정릉 법천사의 문현스님으로, 점안의식을 위해 법주 등 5인을 외부에서 모셨다. 문현스님은 “시간이 촉박하여 약식으로 했다”고 하여, 2시간 반 정도로 치를 수 있는 핵심내용만 축약하였음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