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대재는 개산조 의상대사(義湘大師)를 기리며 그의 화엄사상을 계승하고 가르침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삼짇날에 치르는 재이다. 대재를 올릴 때는 무량수전에서 법회를 열고, 의상대사를 모신 조사당(祖師堂)에서 다례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사찰에 화엄경 경판이 전승되어, 조사당 다례 후 법당 앞마당에 법계도(法界圖)를 그려놓고 화엄경판을 이운하여 정대(頂戴)하고 법성게를 염송하는 가운데 이를 돎으로써 환희로운 종교축제로서 면모를 이어왔다. 의상대재는 개산조 의상대사를 기리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부석사에서 치르는 가장 성대한 의례 가운데 하나이며, 수많은 신도들이 도량을 가득 메운 가운데 경건한 법회이자 축제로 행해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진행해온 의상대재의 기본구도는 다음과 같다. 먼저 무량수전에서 법회를 열어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고 큰스님의 법문을 듣게 된다. 이어서 의상대사를 모신 조사당(祖師堂)으로 올라가서 다례(茶禮)를 올리며, 스님들이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신도들은 차례대로 법당에 들어와 절을 올린다. 다례를 마치면 모든 신도들이 법주사에 전하는 화엄경 경판을 머리에 이고 무량수전 앞마당으로 이운(移運)하는 정대불사(頂戴佛事)를 행한다. 이때 마당에 법계도(法界圖)를 그려놓고 법성게를 외우며 도상을 돎으로써 신라 화엄도량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게 된다. 법계도는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의상대사가 방대한 『화엄경』의 핵심사상을 210자의 요지로 축약하여 7언 30구로 만든 걸작이자 그의 사상을 함축하고 있다. 근래에는 경판의 훼손을 염려해 이운과 정대불사를 하지 않고 있으나, 경판을 경전이나 모사경판으로 대체한 정대불사의 복원이 가능하여 사찰에서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의상대재는 화엄도량으로서 부석사의 정체성이 집결된 채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대표적인 무형유산이다. 특히 법회(法會)-다례(茶禮)-정대불사(頂戴佛事)의 삼단계로 이루어진 의례구성이 사찰과 개산조의 핵심성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석사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의미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설행되고 있어 동참자들의 신앙적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꽃피운 화엄종의 본산에서, 화엄경 경판을 머리에 이고 의상대사가 찬술한 법성게와 법계도를 외우고 도는 의식은 의례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환희로운 종교축제로서 면모를 지녔다. 이처럼 의상대재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한 축제로 확대하기보다는 불자 중심의 신앙적 핵심요소를 갖추어 단출하게 설행됨으로써 오히려 종교축제로서 결집력이 높고, 참여자나 보는 이로 하여금 종교의례 특유의 경이로움과 환희심을 느끼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