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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란?

  •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란?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란?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은 주변 자연을 경계로 삼아 산 안쪽에 위치한 입지 특성을 갖고, 오늘날까지 불교 출가자와 신자의 수행과 신앙, 생활이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승원이다. 7~9세기에 걸쳐 중국으로부터 대승불교의 다양한 종파를 수용하여 많은 사찰이 창건되었는데, 당시 사찰이 수도인 경주 등 도시에 위치한 것과 달리 등재된 7개 산사는 산지에 창건되었다.
산사가 처음 경영되던 7세기에 통도사와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가 차례로 창건되어 교단활동을 이끌었다. 통도사는 당시 불교계를 주도하던 자장이 계율을 강조한 사찰로 창건하였고, 화엄종에서는 부석사와 봉정사를 창건하였으며 법상종의 사상적 바탕에서 법주사가 창건되었다.
8세기 말부터 유입되기 시작한 선종이 유행하게 되자 선 수행의 장소로서 이상적인 입지조건을 갖춘 전국의 명산에 본격적으로 사찰이 건립되기 시작하였다.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가 이시기에 창건 되었다.
이후 산사의 운영이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영되며 한국불교의 시대적 변모를 담아 왔다.
산사의 가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 outstanding universal value)

  • 선암사 전경선암사
  •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산사’)의 유산요소로 선정된 7개 사찰은 불교 전래 이래 ‘한국불교’로서 지역적 발전 양상을 갖기 시작한 7세기부터 9세기까지 당시의 주요 종파인 계율종, 화엄종, 법상종 및 선종을 기반으로 창건되었다. 이 종파들은 고려시대(918 - 1392)에 더욱 번창하였으나, 배불정책을 표방한 조선시대(1392 - 1910)에 들어 선교양종으로 강제 통합되었다. 이와 같은 불교계의 역사적 상황은 승가교육에도 반영되어 선 수행과 교리 학습의 양 축으로 확립되었으며, 이 체계가 현대 승가교육에도 이어지고 있다.

    스님들은 선 수행과 교리 학습 외에도 산사의 관리를 위한 모든 직무를 분담하였으며, 이 역시 스님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수련의 한 과정이었다. 일상적인 산사의 관리 외에도 스님들은 사찰의 건축 및 보수에 참여하였고, 다양한 불교미술품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 조선 중기의 거듭된 전란 후에도 스님들은 사원의 재건과 더불어 불교 의례를 통해 종교적 기능과 사회 통합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불교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축소됨에 따라 스님들은 사찰의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였으며, 이는 한국불교 교단이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산사’는 한국불교의 교육, 수행, 생활적인 측면이 모두 종합된 공간이며, 한국불교가 발전했던 역사의 전 과정을 유·무형으로 담고 있는 유산이다. 스님과 신도들이 불교신앙공동체를 구성하여 현재까지 단절 없이 수행과 신앙생활을 유지해 온 지속성 측면에서 산사의 가치가 인정될 수 있다.
  • 통도사 항공전경통도사
산사의 공간
  • ‘산사’는 산사의 사상을 구현하는 건축물을 건립하고 운영하였다. 통도사는 계율종의 사상적 바탕이 금강계단과 대웅보전의 정신성에 반영되었고, 부석사 무량수전의 불상이 동향한 것은 아미타불이 서쪽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미타신앙에 따른 것이며, 다단식 가람 구성은 화엄 수행을 반영한 것이다. 봉정사의 대웅전과 극락전의 양원 구성은 미타신앙과 석가신앙을 병행하여 구현한 것이며, 법주사의 미륵대불은 법상종 신앙을 가람구성의 핵심으로 표현한 것이다. 마곡사의 대웅보전과 선암사의 대웅전은 석가신앙을, 대흥사의 표충사는 불교와 국가의식을 결합한 신앙을 반영 하여 형성되었다. 이처럼 산사의 가람 구성은 각 산사의 산상과 신앙을 반영하고, 여기에 수행의 적합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졌다.
    • 입지적관점통도사 대웅보전
    • 입지적관점부석사 소조아미타불상
    • 입지적관점봉정사 석가탄신일 예불모습
  • 일주문은 사찰에 이르는 초입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성스러운 장소와 일반적 장소를 구분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산사의 경내구역에 이르는 동안 여러 개의 문을 지나 중심 영역에 이르도록 구성된 진입 동선은 장소의 신성감을 확보하기 위한 한국 산사만의 독창적인 형식이다. 산문에서 일주문을 거쳐 중심 영역에 이르기까지 건물들은 각각의 종교적 기능을 담당하는 유기적 질서 속에 기하학적으로 배치된 형태로서 한국불교의 시대별 발달 단계를 사상적, 건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산사’는 누각과 주법당과 좌우 요사채가 마당 중심으로 세워진 구조를 기본 틀로 한다. 이는 주불전을 중심으로 앞마당에 원래 흙바탕 그대로의 널찍한 공간을 확보하고 그 앞으로 누각이 조영되어 사찰의 출입과 경관을 연출하며 마당 좌우에 승방 등 요사채가 자리 잡는 구조이다. 산사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주불전 주변에 보조불전이 건립 되었고 삼성각과 칠성각, 독성각 등 여러 신앙이 융합되어 산사 영역 내에 자리 잡게 되었다.

    산사와 산은 따로 경계를 두지 않고 개방된 공간으로 연결되었고, 산사의 건물군은 산의 생태계를 형성하는 한 요소로 인식되어 산의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확장되고 운영되었다. 산사의 건물은 경내의 일정 면적에 집중 배치되어 있으며, 신성한 독립 공간으로서 승려들의 수행과 생활의 장소이면서도 대중들의 신앙처로서 공동체 공간을 형성한다. 또한, 경내의 건축물들은 자연지형을 고려하여 건립함으로써 주변 지형이나 자연경관과 어울리게 배치하였다.

    또한 사찰의 공간은 불보살을 모시는 불전건물과 수행자들이 경전을 공부하는 강당, 수행자가 참선하는 선원, 사찰 대중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의 요사, 기타 수행과 생활에 필요한 공간으로 나누어진다. 산지가람은 산세, 배경이 되는 봉우리와 지형적 특징을 잘 활용하여 불교교리를 건물 배치와 외부공간으로 표현한다.

    우리의 전통산사는 유무형의 불교문화를 담아내고 종합적 수행도량의 성격을 가진다. 사찰에서 수행자나 일반신도들은 부처님 전에 예경을 올리며 불공하고 제사를 지내며 경전을 독송하고 참선하는 수행문화체계를 담아내는 공동체 생활을 한다. 특히 선정된 7개 사찰 대다수에는 스님들이 경전을 공부하는 강당이나 참선하는 선원 건축물이 있어서 한국불교의 종합수행도량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